1981년 부산에서 무고한 학생들이 독서 모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그 실제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이게 실화라고?' 싶었습니다. 영화 《변호인》은 바로 그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고, 법정 장면 하나하나가 단순한 극적 연출이 아니라 그 시대 공안정국의 민낯을 담아낸 재구성이라는 점에서 보는 내내 불편하고 무거웠습니다. 역사적 고증 - 픽션과 팩트 사이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제가 가장 먼저 찾아본 건 '이 재판이 실제로 이랬냐'는 부분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각색은 있지만 당시 공안정국의 구조 자체는 놀라울 만큼 실제 기록과 일치합니다.부림사건은 1981년 부산에서 발생한 공안 사건으로, 사회과학 서적을 함께 읽던 학생·교사·회사원 등 22명이 국..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굶겨 죽인 사건. 역사 교과서에서 딱 두 줄로 배웠던 임오화변을 영화 로 처음 제대로 마주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단순한 왕실 비극인 줄 알았는데, 화면을 보는 내내 묘하게 제 주변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거든요. 영조와 사도의 갈등이 역사 속 사건이 아니라, 지금 어딘가 거실에서 벌어지고 있을 법한 부자 사이의 풍경처럼 느껴졌습니다. 부자갈등 - 권력이 아니라 감정의 문제였다부모가 자녀에게 "나 때는 말이야"를 꺼내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싸늘해지는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 영화 속 영조가 겹쳐 보였습니다. 영조는 52년이라는 전무후무한 재위 기간을 기록한 군주입니다. 스스로 정통성의 약점을 극복하며 쌓아 올..
'또 독립운동 영화구나' 하고 반쯤 건성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인트로 시퀀스가 끝나기도 전에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김지운 감독의 2016년작 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첩보 누아르인데, 화려한 액션보다 인물들의 내면을 파고드는 방식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과거 직업 군인으로 복무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국가와 공동체를 지킨다는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조금은 다른 결로 와닿은 작품이었습니다. 1920년대 의열단, 영화가 선택한 역사적 배경의 배경은 단순히 '일제강점기'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는 1923년 의열단의 황옥 경부 폭탄 반입 사건을 모티브로 합니다. 의열단(義烈團)이란 1919년 만주 지린성에서 약산 김원봉이 조직한 항일 무장독립운동 단체로, 직접적인 폭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