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영화라고 하면 흔히 와이어 액션이나 화려한 CG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를 처음 봤을 때, 그 선입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뼈와 살이 부딪히는 타격음, 한 남자가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단순한 무술 영화가 아니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 속 조선인의 자존심을 건 생존기였습니다. 양동근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없었다일반적으로 액션 영화에서 배우의 연기력은 부차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몸이 좋고 액션이 화려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죠. 저도 처음엔 그 생각을 갖고 영화를 틀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양동근이 연기한 최배달은 억지로 만들어진 영웅이 아닙니다. 겁쟁이처럼 도망치다가 기세에 눌려 허세를 부리고, 처음으로 완벽한 패배를 ..
영화 군함도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스크린 앞에서 말을 잃었습니다. 교과서에서 읽었던 강제징용이 스크린 위에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거든요. 일반적으로 이런 역사 소재 영화는 '교훈적이지만 좀 무겁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군함도는 거기에 오락적 완성도까지 얹으려다 보니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영화를 보고 자료를 찾아보며 느낀 것들—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허구의 경계, 친일 협력 세력의 실체, CG와 고증의 완성도—을 있는 그대로 정리해봤습니다. 강제징용, 교과서 밖의 이야기학교에서 '강제징용'을 처음 배울 때, 교과서 속 사진 한 장과 짧은 설명이 전부였습니다. 저는 그때 숫자와 지명을 외우는 것으로 그 역사를 '이해했다'고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관련 영상..
솔직히 저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 윤동주를 그냥 '별 헤는 밤'을 쓴 서정 시인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를 보고 나서야, 제가 그를 너무 얕게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흑백 화면 속 두 청년이 겪었던 고뇌는 상상 이상이었고, 영화관을 나오면서 한동안 말이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흑백 연출이 오히려 더 많은 걸 보여줬습니다영화 (2016, 감독 이준익)는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촬영된 작품입니다. 처음엔 솔직히 '요즘 시대에 왜 굳이 흑백으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10분도 채 안 돼 그 의문은 사라졌습니다.흑백 시네마토그래피(cinematography)란 색을 배제하고 명도와 대비만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촬영 기법입니다. 여기서 시네마토그래피란 단순한 카메라 기술이 아니라..
영화관을 나오면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던 기억이 납니다. 2015년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암살》, 1,27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흥행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작품입니다. 군인 집안에서 자란 저로서는 단순한 액션 영화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화면 속 독립운동가들의 눈빛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일제강점기, 영화가 고른 가장 어두운 시간혹시 일제강점기가 35년 내내 똑같은 모습이었다고 생각하시진 않나요? 저도 학창 시절에는 막연히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는 크게 3기로 나뉩니다.1기(1910~1919)는 무단통치 시대입니다. 여기서 무단통치란 헌병 경찰이 총칼을 차고 민간인을 직접 억압하던 방식, 말 그대로 법보다 폭력이 앞서던 체제를 의미합니다. 1919년 3·1운동이 만주,..
'또 독립운동 영화구나' 하고 반쯤 건성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인트로 시퀀스가 끝나기도 전에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김지운 감독의 2016년작 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첩보 누아르인데, 화려한 액션보다 인물들의 내면을 파고드는 방식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과거 직업 군인으로 복무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국가와 공동체를 지킨다는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조금은 다른 결로 와닿은 작품이었습니다. 1920년대 의열단, 영화가 선택한 역사적 배경의 배경은 단순히 '일제강점기'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는 1923년 의열단의 황옥 경부 폭탄 반입 사건을 모티브로 합니다. 의열단(義烈團)이란 1919년 만주 지린성에서 약산 김원봉이 조직한 항일 무장독립운동 단체로, 직접적인 폭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