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를 보면서 단순한 속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했는데, 막상 다 보고 나서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 멍함이 이 영화가 남긴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정환경이 사람을 어디까지 만드는지, 세대가 바뀌면 의리의 무게도 달라지는지, 그 질문들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가정환경이 만든 사람들 - 성운과 준석의 출발점제가 직접 봤는데, 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인물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느냐는 부분이었습니다. 성운은 어린 시절부터 폭력적인 계부 밑에서 자랐고, 눈앞에서 약을 하는 어른을 보며 성장했습니다. 준석 역시 조직 안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를 잃은 뒤 17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이 두 사람의 출발점이 다르..
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그냥 시끌벅적한 조폭 영화 한 편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10번 넘게 다시 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 영화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된 작품인지 실감했습니다. 1982년 부산을 배경으로, 세관 공무원 익현이 하룻밤 만에 반건달 인생으로 굴러 들어가는 이 이야기는 웃기다가도 끝에 가면 묘하게 씁쓸해집니다. "드가자!", "살아있네!" 같은 유행어만 기억하기엔 너무 아까운 영화입니다. 1982년 부산, 이 영화가 그 시대를 택한 이유영화의 배경인 1982년은 단순한 연도 설정이 아닙니다. 전두환 정권이 권력을 공고히 하던 시기로, 정부는 이른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전국의 조직폭력배를 대대적으로 소탕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범죄와의 전쟁'이란 1980년대 군..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그냥 흔한 조폭 느와르물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사랑과 우정과 평화'라는 조직 이름이 나오는 순간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웃음으로 시작해 진한 여운으로 끝나는 영화, 거룩한 계보입니다.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사람 냄새가 났습니다제가 직접 봐서 하는 말인데, 이 영화는 장르를 하나로 규정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조폭 느와르(noir)라는 틀 안에 코미디를 밀어 넣은 구성인데, 여기서 느와르란 범죄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운명적 비극을 그리는 영화 장르를 뜻합니다. 보통 이런 장르에서는 묵직한 긴장감이 기본값인데, 거룩한 계보는 그 기대를 보기 좋게 흔들어 놓습니다.예를 들어 교도소 탈옥을 계획하는 장면에서 담장을 몸으로 부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