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그냥 흔한 조폭 느와르물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사랑과 우정과 평화'라는 조직 이름이 나오는 순간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웃음으로 시작해 진한 여운으로 끝나는 영화, 거룩한 계보입니다.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사람 냄새가 났습니다제가 직접 봐서 하는 말인데, 이 영화는 장르를 하나로 규정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조폭 느와르(noir)라는 틀 안에 코미디를 밀어 넣은 구성인데, 여기서 느와르란 범죄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운명적 비극을 그리는 영화 장르를 뜻합니다. 보통 이런 장르에서는 묵직한 긴장감이 기본값인데, 거룩한 계보는 그 기대를 보기 좋게 흔들어 놓습니다.예를 들어 교도소 탈옥을 계획하는 장면에서 담장을 몸으로 부수겠다..
배우 정우의 실제 고등학교 시절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영화 바람은, 개봉 당시 정식 집계 외에도 '비공식 천만 영화'라는 말이 돌 정도로 남자들 사이에서 엄청난 입소문을 탔습니다. 저도 처음 봤을 때 "이거 내 얘기 아냐?"라는 생각이 들어 몇 번이나 다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화려한 고교 시절 이야기인데 왜 이렇게 가슴 한켠이 먹먹해지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겁니다. 배우 정우와 영화 바람, 어떤 이야기인가영화 바람은 오토바이오그래피컬 픽션(autobiographical fiction), 쉽게 말해 실존 인물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극영화입니다. 여기서 오토바이오그래피컬 픽션이란, 완전한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순수 창작도 아닌, 실제 기억을 뼈대로 삼아 드라마적 허구를 ..